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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니들 나이 때는 화장 안 한 게 더 예뻐"

by 행성B 2026. 2. 13.


퇴근길, 운동 삼아 마중 나온 엄마와 함께 집으로 들어가던 길이었다.

뿌연 담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중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 모를 아이들 대여섯이 길가에 모여 대놓고 담배를 피고 있었다. 한 여학생은 한겨울인데도 짧은 반바지 아래로 맨다리를 드러내고 있었다. 검정 롱패딩, 회색 츄리닝 바지, 앞머리에는 헤어롤을 말고, 눈에는 시커먼 아이라인이 번져 있었다.
옆에 있던 엄마가 혀를 끌끌 찼다. 나는 괜히 그 아이들이 무서워 급히 눈을 내리깔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비쳤다.
한 손에는 엄마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에는 아까 같이 사 온 핫도그를 들고 있었다.



티비 속에는 예쁜 사람들이 넘쳐나고, 길거리에는 날씬하고 예쁜 여자들이 많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게 이상한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거울 속의 내 얼굴 세상 착하게 보였다. 이렇게 내 얼굴이 마음에 들었던 순간이 있었던가.
괜히 웃음이 났다.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이
“니들 나이 때는 화장 안 한 게 더 예뻐!”
라며 잔소리하시던게 떠올랐다.
그땐 그 말이 하나도 와닿지 않았는데.
그 여학생도 화장을 지우면 얼마나 수수하고 풋풋할까.

착하게 생긴 내 얼굴이 만족스러운 날이다!

2026.1.2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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