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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숏츠와 집중력을 맞바꾼 사람들도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책

by 행성B 2024. 8. 16.

칵테일, 러브, 좀비



이 책도 책표지가 감각적이어서 설명하고 넘어가고 싶다. 가운데 놓은 칵테일잔, 칵테일 잔을 타고 올라오는 뱀, 칵테일 잔에 담긴 칼 꽂힌 하트 그리고 옆에는 피 흘리는 손이 보인다.
책의 내용들이 부분 부분 담긴 표지 같다.

조예은 작가의 단편소설을 모아놓은 거다.
이 책도 파괴자들과 마찬가지로 첫 이야기 <초대>는 반전이 있는 건 아니지만 찬찬히 읽을수록 빠져드는 매력이 있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잘 모르겠지만 단편소설모음집을 낼 땐 편집을 이런 식으로 하나보다. 첫 이야기는 반전의 묘미는 없지만 뭘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읽을수록 매력 있는 이야기로 구성하고 중후반에 반전이 있거나 강렬한 단편으로 구성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제일 재미있게 읽게 되는 건 반전이 있는 강렬한 이야기다. 그래서 이 책에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가 가장 재미있기는 하다. ㅎㅎ

그래서 먼저 오버랩나이프나이프 이야기부터 하자면 정말 재미있으니 이것만이라도 꼭 읽어보길 권한다. 제발 읽어보길 권한다. 이렇게 사정하는데도 읽기 싫다면 내가 가서 읽어주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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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결말 포함☆☆☆☆


우리는 그 잘못 부른 이름 한 글자씩을 가져와 아이의 이름을 지었다. 세호.


세호가 집에 들어왔을 때 아버지는 어머니를 과도로 찔러 죽였다. 세호는 그 과도로 아버지를 죽였다.
우리는 가족이니 그래 이제 내 피도 섞인다면 우리는 과도 안에서 다시 같이 살겠지.
어머니를 다른 칼에 살게 하지 못하게 한 세호는 자책하며 자신마저도 찔러 죽었다.

꺼진 의식사이로 누군가 말을 걸었다.

시간을 되돌려줄까.


고개를 끄덕인 세호는 과거로 돌아왔다. 어머니를 살릴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지만 결국 어머니를 살릴 수 없었다. 그렇게 두 번의 기회가 날아가고 마지막 기회만이 남았다.
세호는 엄마와 아빠가 만나기 전으로 돌아갔다.
젊은 시절의 엄마를 찾아 뒤쫓아 다녔다.
엄마는 세호를 스토커로 오해하고 두려움에 떨던 엄마를 구해준 아빠. 두 사람을 이어 준건 결국 세호 자신이었다.  절망에 빠졌던 세호는 마음을 다잡고 아빠를 죽이기 위해 달려들었다.

그런데 자신의 배에서 흐르는 피. 엄마가 세호를 찔렀다.

____
수개월째 스토킹 당하고 있지만 직접적인 피해가 없기에 할 수 있는 건 없이 두려움에 떨며 생활하던 영희.
어느 날 밤 그날도 쫓아오는 스토커 때문에 두려워하던 중 누군가
"세영아"라고 불러주면 구해주었다.
영희도 "찬호야" 라며 아무 이름이나 말하며 아는 척을 했다.

이후 다시 만난 두 사람.
남자의 이름은 찬석, 여자의 이름은 영희 서로 한 글자씩은 맞추지 않았냐며 웃었다. 둘이 사랑에 빠지기에는 충분했다.

그렇게 사랑을 키워가던 두 사람.
어느 날 밤 그에게 손수건 주겠다는 핑계 삼아 얼굴 한번 더 보려고 나갔다가 피를 흘리며 쓰러진 찬석을 발견한 영희.
정신 나간 영희에게 들리는 목소리

시간을 되돌려줄까?
찬석을 살리려고 했지만 영희 역시 두 번의 기회를 날리고 마지막 기회만이 남았다.
스토커가 찬석을 죽기기 직전으로 돌아가 스토커를 죽이고 찬석의 죽음을 막았다.

나는 그 스토커가 눈을 감자 왜 인지 가슴이 아파서 엉엉 울었다. 그런데 스토커의 몸이 점점 투명해지며 사라졌다.

그렇게 결혼하게 된 영희와 찬석은 아이를 낳고 잘못 불렀던 이름을 하나씩 따서 세호라고 지어주었다.
행복했던 시간이 흐르고 찬석의 회사가 망하면서 찬석 또한 망가졌고 찬석은 영희와 세호를 때리고 술을 마시게 되었다.
그리고 세호는 커가면서 예전의 그 스토커, 찬석을 죽이려고 했던 남자를 닮아갔다.

그리고 찬석이 영희를 향해 칼을 휘둘러 영희가 찔리자 영희는 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 갔다.

________

타임워프하는 이야기는 많은데 이건 또 색다르고 흥미로운 이야기다.
나는 사실 kbs드라마스페셜 드라마로 이미 봤다.  드라마의 원작이 있는지 몰랐고 그래서 이 책에서 이 이야기가 나왔을 때 너무 반갑고 신기했다. 물론 줄거리 자체를 모른 채로 봐야 반전과 함께 그 재미가 더 해지니까 이번에 책으로 봤을 때는 두 번째다 보니 재미가 떨어지는 측면은 있었다. 그러나 명작은 반전을 알고 봐도 재미있는 법!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해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보는데 또 재미있네. 계속 재밌어! 미쳤어!!
작가님께서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생각해 내셨을까? 대단하다!

아들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뜬금없이 다른 여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게 미치게 만드는 포인트다. 드라마에서도 그랬다. 뜬금없이 웬 여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렇게 번갈아가면서 이야기가 점점 맞물려가는데 와... 모두 다 일어납시다! 기립박수 5분간 쳐야 된다고 본다. 짝짝짝짝짝짝짝

나도 그렇고 누구나 살다 보면 과거로 돌아가 무언가를 바꾸고 싶은 게 있지 않을까 싶다. 사는 게 힘들고 부모가 원망스러울 때 나도 엄마아빠 두 분이 만나지 못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두 분이 만나지 않았다며 나의 존재가 없어지니까 그래서 감정이입이 잘 돼서 이 이야기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아들 세호는 꼭 아버지를 죽였어야만 했나. 아버지를 안 죽였다면 미래가 달라졌을까? 미래가 바뀔 수는 없던 걸까 이런 부분을 열심히 생각해 봤는데 이게 정말 어떤 절대자? 신? 의 장난이라면 그 어떤 수를 쓰더라도 바뀌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그 어떤 절대자나 신의 목소리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드라마에서 그 목소리는 남성의 굵은 목소리로 표현이 되었다. 내가 글로 먼저 읽더라도 상상하기를 절대자나 신으로 남성의 목소리로 상상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글을 쓰다 보니 여기서 절대자나 신은 곧 작가고 여기서 주인공을 고통 속에 밀어 넣어 장난치고 있는 게 조예은 작가님이겠다는 생각 들어 그 목소리를 여성의 목소리로 바꿔서 읽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과거로 돌아가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바꿀 수 있는 기회는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호도 그렇다. 과거로 아무리  돌아가도 엄마를 살리는 건 못했을 거다. 하지만 엄마의 죽음을 목격했을 때 힘들겠지만 어렵겠지만 아버지와 자신의 죽음이 아닌 선택을 했다면  다른 미래가 있었을 거다.
우리 모두 지금 이 순간이 과거로 돌아왔다고 생각하고 살아가야겠다. 는 식상한 깨달음을 다시 한번 얻는다.

이 책에서 하이라이트는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이지만 다른 단편도 너무 재미있다!

<슾지의 사랑>은 물귀신인 물의 사랑이야기로 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 나에게는 신선한 소재였다.

또 <칵테일, 러브, 좀비>는 가부장적이나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아빠가 좀비가 되고 남은 가족인  딸과 엄마의 이야기다. 주인공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어서 나도 공감 가는 부분들이 있었다.
가족이란 게 애정만으로 구성되는 게 아닌 애정과 증오가 섞인 애증의 관계인게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위로를 얻게 되는 이야기였다.

이 책이 오랜 시간 높은 순위를 계속 차지하고 있어서 책표지는 많이 봤다. 그러나 소설을 잘 안 읽는 나에게는 손이 안 갔다. 유튜브숏츠와 집중력을 맞바꾼 나는 책 읽기가 어려워졌다. 그래도 책 읽기를 포기하지 못한 나는 단편소설이라도 읽어보자는 마음에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는 책을 만나게 돼서 기쁘다. 책 읽기가 어려운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조예은 작가님은 천재야!! 천재!!라고 외치며 끝내고 싶다. 조예은 작가님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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