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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뮤지컬과의 첫 접촉/봤던 연극이야기/그레이트 코멧

by 행성B 2024. 11. 7.


뮤지컬 관련 정보는 하나도 없는 개인적인 TMI _


우리 집안은 다양한 예술 문화를 접하기에는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빴다. 그래서 내가 공연예술을 접해본 게 고등학교에서였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학교에서 소풍으로 연극 <염쟁이 유 씨>를 봤고 학교에서 단체로 <난타공연>을 보러 갔었다. 그렇게 고등학교에서 공연을 처음 접해봤다. <염쟁이 유 씨> 같은 경우에는 내용이 기억은 안 나지만 정말 슬펐기에 반항심 가득하고 삐딱한 사춘기 청소년들도 울리기 충분했기에 몇몇 아이들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공연이 감동적이라기보다는 얼떨떨한 기분이었던 것 같다. 영화, 책 정도가 내가 접할 수 있던 예술이었으니 그저 신기하면서도 별 관심이 없기도 했다.

그리고 친구와 <서툰 사람들>이라는 연극을 보러 갔었다. 작은 소극장으로 보러 갔다. 그 당시 류덕환배우를 좋아했는데 친구가 류덕환배우가 이런 연극을 한다고 하길래 같이 보러 갔다. 연극내용자체가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저 tv에서 보던 배우를 실제로 눈앞에서 본다는 게 신기했을 뿐이다.

그 후 몇 년이 흘러서 크리스마스 때 아빠가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연극티켓을 얻어온 건지 산 건지 암튼 보러 갔다. 연극 <라이어> 였는데 이때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 내용이 기억 안 나지만 거짓말을 한번 하니 계속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웃겼다. 그리고 내용자체도 한 장소에서 계속 벌어지는 소동으로 연극이라는 무대에 어울리는 극본이구나 싶으면서 연극의 맛을 제대로 느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사는 게 각박해서 영화관 가는 것조차 어려웠기에 공연전시 같은 건 내 평생 볼 일이 없겠다 하면서 살았다.
이렇게 길고 긴 서론이 끝났다.


<그레이트 코멧>

그러다 아이돌 덕질도 하고 삶의 여유가 생겼다. 그 외에도 여러 요인들로 뮤지컬과 가까워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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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덕질을 시작한 아이돌은 몬스타엑스였다. 전역하고 활동을 시작한 몬스타엑스의 셔누가 뮤지컬을 한다고 하였다. 뜬금없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뮤지컬? 앨범을 안 내고 왜 뮤지컬인가 싶었다. 뭐 암튼 셔누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극 i인 나는 콘서트에 가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뮤지컬을 보러 친구 한 명을 꼬셔서 같이 가기로 했다. 피 튀기는 티켓팅, 피켓팅에도 참전해 보았다. 이선좌를 서너 번 지나서 발코니석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뮤지컬은 난생처음이다. <그레이트 코멧>이라는 뮤지컬은 더욱더 낯설었다. 뮤지컬 하면 캣츠,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 정도를 뮤지컬로 알고 있었다. 뭐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셔누를 보러 가고 싶을 뿐이었다. 그래도 극의 내용을 아예 모르면 너무 지루하고 어려울 것 같아서 무슨 이야기인지 찾아보긴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해서 표도 받고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극장으로 입장을 했다. 발코니석이라고 해서 널찍한 공간으로 생각했는데 촘촘하게 의자가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당황했다. 그래도 좁은 공간만큼 무대가 가까운 느낌이었다. 막상 배우들이 나와서 보니 표정이 보일 만큼 가깝지 않았다. 그래도 전체적인 무대를 보기에는 좋은 자리였다.

그토록 기다리던 셔누를 실제로 볼 수 있었다. 와.. 연예인은 연예인이다. 큰 키, 넓은 어깨, 길쭉한 팔다리, 오뚝한 코,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잘생김! 첫 뮤지컬은 사실 노래도 춤도 연기도 그 무엇도 중요치 않았다. 그저 셔누를 보기 위해 열심히 눈알을 굴렸다.

사실 뮤지컬을 한다고 해서 걱정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는 뮤지컬이 아니었다. 내가 생각하는 뮤지컬이라 함은 대사를 하다가 노래를 부르는 연기와 노래가 함께인 뮤지컬을 생각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그레이트 코멧>은 노래가 계속되는 송스루뮤지컬이라고 한다. 노래로 이어지다 보니 연기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볼 수 있었다.
노래도 뮤지컬이라 함은 성악? 같은 발성으로 불러야 되는 줄 알았는데 그냥 자연스러운 셔누의 평소 노래 부르는 스타일대로 불렀다. 나의 걱정은 싹 날려버리는 멋지고 신나는 무대를 보여줬다.
그럼 셔누와 관련된 이야기는 여기까지!


그저 셔누가 보고 싶었던 극극극I. 내성내향 1000% 인간인 저는 무대가 굉장히 즐겁지만 많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저는 배우들의 등장부터 커튼콜까지 박수를 쳐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노래마다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쳐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배우분들이 제 뒤편에서까지 와서 춤추는지 몰랐습니다. 뭣도 모르고 셔누 보겠다고 무대와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면 부담스럽고 기 빨려 기절해서 실려나갔을 겁니다.
1막이 끝나고 팜플랫을 자세히 살펴보니 이머시브뮤지컬. 관객이 참여하는 뮤지컬이라고 하더군요. 하하 괜찮.. 아요... 집에 가면 3일은 누워만 있어야겠어요...

그래도 무대는 아주 신났다. 대사가 아니라 노래다 보니 명확하게 들리지 않아 사실 뭐라는지 제대로 못 알아듣는 부분이 많았다. 미리 어떤 넘버가 있는지 알아보고 줄거리도 알아보고 간다며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넘버가 대부분 신났고 배우들이 피아노, 바이올린을 다루는데 그 부분도 좋았다.

무대가 가운데 원형으로 움푹 파여있고 사방으로 길이 있는 무대다. 움푹 파인 곳에는 피아노가 있으면 김문정 음악감독님이 피아노를 치며 지휘도 하셨다. 배우들도 멋졌지만 김문정 음악감독님도 직접 볼 수 있어서 신기하고 너무 멋있었다. 배우들은 무대 전체를 왔다 갔다 하며 노래와 춤 악기까지 다룬다.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마지막 넘버쯤 그때 조명이 둥글게 돌아가면서 별똥별 같은 연출을 하는데 아름다웠다. 그리고 조명색이 꼭 동트기 전 분위기로 느껴졌는데 그때도 기분이 묘하게 희망차고 뭐라고 설명할 수 없이 아리송하게 행복해지는 느낌이었다.

슬픈 넘버를 혼자서 부르는 부분 같은 경우 사실 지루하기도 하고 졸리기도 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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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나의 첫 뮤지컬과의 접촉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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