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관련이야기는 없는 하루종일 달리기만 했다는 TMI_
무료중계방송보고 마음을 빼앗겼다.
뮤지컬이야기를 하는 커뮤니티들을 돌아다니다 뮤지컬 중계방송을 해준다길래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공짜로 방구석에서 편히 볼 수 있는 게 어디냐 싶어서 봤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봤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었고 우주, 외계인, 뭐라는지 모르는 주문 그래서 난해한 뮤지컬이구나 그냥 나갈까도 고민했는데 조금 더 보다 보니 어려울 게 없는 이야기였다.
와... 감동과 여운이 가시질 않았다. 벅차오르는 마음? 뭐라고 표현해야지? 블루닷을 영원이 기억해주고 싶어! 내가 널 기억해!! 너무 좋아!! 그 마음이 부풀어서 내가 거인처럼 커져서 쿵쿵 뛰어다니며 건물들을 다 부수면서 다닐 것 같은 주체할 수 없는 마음.
그렇게 예매를 하려는데 배우페어가 석준봉준으로 보고 싶은데 밤공연만 있는 거다. 기차나 버스시간이 애매해서 고민했다. 몇 번이나 표를 잡았다가 놓고 포기했다가 계속 유튜브에 박제영상보이고 커튼콜 무대 보니까 또 가고 싶고 뻐렁치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고 음원도 나와서 듣는데 음원으로는 너무 아쉬워서 공연장 가서 들어야 한다. 이건 가야 해! 결국 예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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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역까지 일단 가야 했다. 버스시간이 일찍 가자니 너무 많이 기다려야 해서 조금 빠듯하게 도착하는 버스를 타고 역으로 갔다. 제 시간보다 조금 늦게 오자 불안해졌다. 이러다 기차를 놓치겠다 싶었다. 역 도착 두어 정거장 전인데 이대로만 가면 뛰어가면 탈 수 있겠다 싶어졌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자 차가 엄청 밀려있어서 가지 못하고 서있는 거다. 내렸을 때는 시간이 지났다. 근데 일단 뛰어가서 놓치는 걸 보고 결정하자는 생각에 뛰었다. 다행스럽게도 기차가 지연이 돼서 탈 수 있었다! 다행이다. 아까는 울고 싶었다.
자, 이제 두 번째 악몽시작이다. 10분 정도 지연돼서 서울역에 도착했다. 그리고 지하철을 헤매었다. 눈물이 찔끔 날 것 같았다. 혼자서 공연을 보러 가는 거라 여유시간이 많지 않게 기차표를 잡았고 헤매었더니 시간이... 눈물은 나중에 흘리고 일단 달렸다.
공연장에 도착해서 프로그램북이 사고 싶어서 부스로 갔더니 공연 10분 전 마감이라서 공연 끝나고 다시 오라는 거다. 간절히 프로그램북 하나만 구매하고 싶다고 했으나 아쉽지만 안 된다 하셔서 포기했다.
또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바지는 왜 이렇게 안 내려가는지... 암튼 빠르게 나와서 늦지는 않게 들어갔다. 정신없이 들어가서 자리를 찾아 앉았다. 한숨 돌리고 너무 더워서 점퍼를 벗고 싶으나 부스럭거리기에는 늦은 것 같아 가만히 공연을 기다렸다.
공연이 끝나고도 기차시간이 빠듯해서 뛰어갔다. 하루종일 뛰어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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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30(토) 18:00
블루닷 현석준
카이퍼 이봉준
머머 박상준
하루 종일 정신이 없어서 솔직히 진정이 안되어 공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음악소리가 들리고 조명이 다 꺼져 어두워지자 밤하늘의 작은 별들처럼 작은 조명들이 빛났다. 조금 마음이 편안해졌다. 배우가 나와서 노래를 시작했다.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글램록 가수 '블루닷'의 노래로 시작한다. 인기를 누리던 블루닷이 우주로 보낼 영원의 노래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후배가수 J.J가 디스코로 인기를 얻고 블루닷의 인기가 시들어간다. 블루닷의 팬이고 글램록 가수가 되고 싶었던 '카이퍼'가 블루닷을 기억해 준다.
그렇게 둘은 영원히 남을 노래 이터니티를 부르며 끝난다.
2층 맨 왼쪽자리였고 작은 극장이라서 무대도 가깝고 배우들 표정도 잘 보였다. 조명쇼가 일품인 공연이라서 눈뽕이 심하다고 하는데 맨 왼쪽 끝에 여서 그런가 눈뽕은 덜했다.
진짜 눈이 멀어도 좋을 만큼 조명의 화려함이 아름다운 공연이다. 그리고 작은 극장이다 보니 무대를 넘어 객석까지 조명이 비치다 보니 함께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화려한 조명이 블루닷을 감쌀 때, 눈처럼 조명이 내려앉을 때, 조명이 블루닷을 차갑게 내리칠 때, 조명이 단호하게 꺼질 때, 조명이 따듯하게 블루닷을 덮어줄 때, 조명이 우주의 별빛들처럼 빛날 때 배우들만이 연기하는 게 아니라 조명도 같이 연기하는 공연이다.
조명이 블루닷을 비추자 반짝거리는 의상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그리고 넘버가 다 좋다. 오랜 악몽, 달의 발자국, 이터니티 등 노래가 내 개인적인 취향을 저격했다. 전자바이올린과 전자첼로의 찢어질듯한 소리가 처음엔 소음 같기도 했는데 중독성 있다. 이 연주는 현장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
아기 오리들이 처음 본 것을 엄마로 착각하는 것과 비슷한 논리로 나도 처음 본 배우들이 제일 마음에 든다. 그래서 현석준 배우가 부르는 블루닷 노래가 제일 맘에 들고 석준블루닷이 화내고 절망하는 연기 보면 짜릿하다.
봉준카이퍼는 이번에 중계보고 너무 귀여워서 필모도 찾아보고 좋아하게 되었다. 음색이 너무 좋고 부드러운 음색이다. 귀여워서 좋은 것 같기도. 내 보석함에 넣어버려! 봉준배우의 정보를 덧붙이자면 이번 <뮤지컬 베르테르>에 '카인즈'역할로 나온다고 한다. 봉준 카이퍼의 오랜 악몽, 달의 발자국 다 너무 좋다. 그걸 직접 가서 들으니 기절.
오늘 공연에서는 달의 발자국 부르면서 계단 내려오다 삐끗했다. 놀라서 그런가 그 뒤에 음이탈은 아니지만 음이 안 올라간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귀여우니까 봐주겠다.
머머들은 중계에서 본 유덕머머, 이번에 본 상준머머 다 좋았다.
마지막 하이라이트 화장 끝나고 이터니티 둘이서 부르는 부분은 최고!!! 미쳤어!!
연주 맞춰서 스탠드 마이크 들어 포즈 취하면서 시작하는데 와... 뒤에서 하얀빛이 확! 나는 너 너는 나 사라지지 않아. 크.. 나에게도 영원히 남을 노래. 모두에게 영원이 기억될 블루닷. 영원히 귀여운 카이퍼. 키스해 신들과 키스해 천사와 그리고 빰빰빰빰 하는 이 부분 개인적으로 너무 사랑해!!!
극이 끝나고 커튼콜. 이미 이 공연의 팬들이 많이 와서 그런가 노래도 다 같이 따라 부르고 내 옆에 분들이 엄청 열광적으로 좋아하셨던 것 같다. I인 저는 겉으로는 조용했으나 내적으로 얼마나 열심히 소리쳤는지. 내적 목소리가 쉬었다는...
하루종일 뛰어다니느라 정신없어서 사실 뮤지컬 서사에 집중하지 못하고 그냥 노래만 들었던 것 같다. 다음에 혼자 가서 심심하더라도 여유 있게 가야겠다.
커뮤니티에서 보니 <뮤지컬 헤드윅>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래서 헤드윅도 궁금해졌다. 다음에 하게 된다면 꼭 보러 가야겠다.
다른 후기들 찾아보니 노래가사 한마디에, 역할의 이름에서, 배우의 작은 행동, 작은 소품 하나하나에 대해서 정말 다양한 해석과 분석들을 했다. 나는 그렇게 까지는 모르겠다.
근데 우리 모두가 한때 좋아했고 인기 있던 스타가 세월의 변화와 흐름에 따라서 인기가 떨어지며 잊혀가는 것을 경험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가 스타였던 블루닷의 경험은 느끼기 어렵지만 스타를 사랑했던 팬, 모두가 잊어도 나만은 기억하고 있는 카이퍼의 경험은 해보지 않나. 이 공연을 보면서 모두가 카이퍼가 되어 누군가가 외롭지 않게 다시 떠올려보고 기억해 주면 좋겠다.
이 뮤지컬을 통해 글램락이라는 장르는 처음 알게 되었다. 그냥 락은 아는데 글램락이라는 건 처음이다. 음악의 장르도 마찬가지다. 아니 모든 것들이 그렇지만 어떤 유행이 한번 휩쓸고 지나가고 잊히면 다른 유행이 찾아온다. 극 중에서는 글램락이 잊히고 디스코가 떠올랐다. 디스코를 부르면 인기스타가 된 JJ도 또다시 잊히고 하지만 JJ를 기억하는 또 다른 카이퍼가 있을 거고 계속 이러한 변화가 반복되는 게 우주의 진리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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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도 재밌고 노래도 너무 좋아서 기억에 오래 남겠다. 그리고 하루종일 바쁘게 달리게 돼서 더욱더 영원히 기억에 남을 뮤지컬이다.
스타일로폰 스타일러폰 키보드 David Bowie 전자 악기 미니 포켓 신디사이저, 스타일폰일반+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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