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롤라의 등장!
뮤지컬을 한두 개씩 보면서 <킹키부츠>도 재미있는 뮤지컬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때 등장한 쥐롤라! '빵송국'이라는 유튜브채널에서 개그맨 이창호가 <킹키부츠>의 롤라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쥐롤라'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이 영상은 인기가 있었고 그에 따라 24년에 하는 킹키부츠도 더 흥행했다.
그리고 여기 뮤지컬의 매력에 빠진 자가 있으니... 쥐롤라로 더 인기가 많아진 <킹키부츠> 그리고 롤라역에 최재림까지! 안 볼 수가 없다.
여러 가지로 지출이 많아서 안 보려고 했으나 결국 <킹키부츠>그리고 <하데스타운>까지 예매했다.
본지 오래되었지만 짧게라도 후기를 남겨두려고 한다.

킹키부츠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2024.10.03(목) 14:00 1회
찰리 김성규
롤라 최재림
로렌 김환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좌석은 2층 3열 오른쪽 자리였고 <프랑켄슈타인>보다 무대를 중앙 쪽으로 좁게 쓰거나 앞으로 나와서 쓰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가 저번에 <프랑켄슈타인>을 2층 1열 왼쪽 끝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가까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사이드인데도 맨 끝이 아니라서 그런지 훨씬 시야가 좋았다.
킹키부츠는 망해가는 아버지의 신발공장을 물려받아 운영하는 찰리가 주인공이다. 찰리는 드랙퀸쇼을 하는 롤라를 만나게 된다. 롤라는 남자가 신을 수 있는 섹시한 레드의 튼튼한 하이힐이 필요했다. 찰리는 그런 롤라와 함께 하이힐을 만들게 되는 이야기다.
<킹키부츠>는 재미있고 신나는 뮤지컬이다.
1막에서 롤라 등장씬! 기대 많이 했고 설레었다. 무대의 전체적인 색감이 레드로 바뀌고 반주가 시작되고 롤라의 등장! 와... 감격스러웠다. 롤~~~~ 라 쥐롤라로 익숙해지기도 했고 이 넘버를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보는구나! 최재림배우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노래와 연기, 애드리브를 볼 수 있었다.
오래되어서 기억나는 게 많지 않은데 1막 마지막에 'Everybody Say Yeah'부를 때 컨베이어벨트 기계를 이리저리 움직이고 위에 올라가 춤추고 노래 부르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이런 무대를 볼 때마다 항상 드는 생각은 배우들이 다칠까 걱정된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항상 계단, 사다리, 높은 곳과 같은 위험요소가 있을 때마다 멋진 공연에 놀라고 신기하면서도 배우들이 다칠까 봐 걱정돼서 집중이 흩어질 때가 있다. 이 장면도 대단하고 화려한 무대인데 다칠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2막에서 기억 남는 건 'Hold Me In Your Heart', 'Raise You Up'부를 때였다. 홀드미는 롤라가 혼자서 부르는 곡이다. 화장하고 치마를 입는 롤라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아버지를 향한 노래다. 소품과 사람들로 가득 찬 무대에서 텅 빈 무대로 바뀐다. 노란 드레스를 입고 걸어 나오는 롤라. 무대 가운데 혼자 서서 애절하게 노래 부르는 롤라. 뒤에서 조명이 비치고 노래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 모습 그대로 날 받아달라는 가사.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에는 슬픔과 분노, 사랑과 미움이 담겨있다. 아무리 고음을 질러도 솔로곡에서 지루할 때가 있었는데 <킹키부츠>에서 이 부분은 너무 짧아 아쉬웠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 시간상으로도 짧은 것 같다. 좀 더 넘버가 길었으면 좋겠다. 롤라와 비슷하게 나 또한 나의 상처나 아픔이 있는데 아무리 설명해도 부모님조차 이해해주지 못한 경험이 있어 마음에 와닿았던 감동적인 무대였다.
'Raise You Up'은 힘이 나고 위로를 해주는 곡이다. 2막의 마지막 넘버로 하이라이트다. 장소는 밀라노 패션쇼장이며 모두들 빨간 하이힐 부츠를 신고 신나게 춤추고 노래 부르며 대미를 장식한다.
네가 힘들 때 곁에 있을게
삶이 지칠 때 힘이 돼줄게
인생 꼬일 때 항상 네 곁에 함께 함께 해
대단한 미사여구 없이 곁에 있어주겠다, 꿈을 펼쳐보라는 가사인데 너무나 위로가 되어준다. 지금도 힘들 때, 우울할 때, 외로울 때,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을 때 찾아듣는 다. 착각이겠지만 수많은 관객들 속에서 1층에 있는 것도 아니고 2층에 있는 나에게 재림롤라가 눈 맞춰주고 손 흔들어주며 위로를 건네주었다. 오직 나만을 위해 불러주는 것 같았다.
시카고에서 등장도 많지 않았고 많은 기대 때문인지 최재림배우에게 감동받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킹키부츠>에서는 일단 등장이 많아 노래나 연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배우의 노래와 연기를 따라 웃고 울었다. 롤라라는 캐릭터가 최재림배우에게 잘 맞는 것도 한 몫한다. 캐릭터에 맞는 애드리브도 정말 재미있었다.
<킹키부츠>는 신나고 재미있는 뮤지컬에 더해서 우리 모두에게 위로해 주고 힘을 주는 뮤지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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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쯤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잘 모르지만 매년 돌아오는 건 아니라고 들었는데 <킹키부츠>가 빠르게 다시 돌아왔다. 못 본 분들은 이번에 보러 가서 위로와 힘을 얻고 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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