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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뮤지컬 하데스타운] 다채로운 매력의 하데스타운!

by 행성B 2025. 2. 19.

2024년 여름이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10월이 되자 조금 쌀쌀해진 날씨에 얇은 긴팔을 꺼내 입고 하데스타운을 보러 갔던 게 기억난다.

하데스타운은 샤롯데시어터로 가야 한다. 지방에 사는 나는 항상 기차로 갔는데 샤롯데시어터는 버스를 타고 가는 게 가까워서 버스를 타고 갔다. 별거 아니지만 새로웠다.


하데스타운
샤롯데시어터
2024.10.6(일) 오후 2시

오르페우스 김민석
헤르메스 최재림
페르세포네 린아
에우리디케 김환희
하데스 지현준


좌석은 샤롯데시어터 2층이었는데 경사가 너무 가팔랐다. 어둡고 계단도 많이 높아서 어떤 계단 부분에서 사람들이 계속 걸려서 넘어지기도 했다. 경사가 너무 가팔라서 나는 사실 조금 무서울 정도였다. 공연 끝나서 기립박수 칠 때, 마지막 공연이어서 무대인사를 할 때 서있어야 하는데 살짝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래도 그 경사 때문에 무대를 가깝게 보는 것도 사실이다. 경사가 완만했다면 무대와 더 멀어졌을 거다.
무슨 공연이든 중앙에서 보는 게 좋겠지만 하데스타운도 무조건 중앙에서 보는 게 좋다고 해서 맨 뒤 오른쪽 끝자리였는데 취소표가 떠서 3칸 전진해서 중앙 쪽으로 자리를 다시 잡았다. 뒷자리였지만 중앙으로 무대가 정면으로 보이며 만족스러운 시야였다.

하데스타운, 그리스 신화 중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이다.라고 나무위키에 나와있다. 지금 글을 쓰려고 검색해 보고 나무위키를 읽어보는데 내가 하데스타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봤구나 싶다. 그렇다. 내가 이 뮤지컬을 보러 간 거 순전히 'Road to Hell'이 넘버 하나 때문이다. 사실 뮤지컬 넘버인 줄도 몰랐다. 유튜브에서 외국노래 해석해서 올려주는 영상에서 알게 된 노래인데 팝송으로 알고 신나는 곡이라서 마냥 들었다. 나중에서야 뮤지컬 하데스타운의 넘버라는 것을 알았다.

하데스타운은 혼자 보러 갔다. 일찍 도착해서 한참 기다려야 했다. 그래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렇게 극장 문이 열리고 자리를 찾아 앉았다.
드디어 하데스타운의 문이 열렸다.
송스루 뮤지컬로 노래로만 이어지며 헤르메스가 전체이야기를 이끌어간다. 1막의 첫곡은 'Road to Hell'이다. 신나는 이 넘버는 헤르메스가 등장인물들을 소개해주는 넘버다.
"차카차카차카차카" 이렇게 시작하는데 이거 이거 너무 신나! 이 넘버 때는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같이 즐긴다. 글 쓰며 다시 생각나는데 정말 신나는 노래다. 오로지 이 노래 때문에 갔는데 이 넘버가 끝나는 게 아쉬웠다. 몰랐던 다른 넘버들도 좋은 노래들이 많았다.

오르페우스역에는 멜로망스의 김민석으로 이번에 처음 뮤지컬을 한다고 했다. 목소리가 휘핑크림처럼 부드러워 귀가 녹아버리는 줄 알았다. 최재림배우처럼 성량이 크고 시원한 느낌은 아니지만 고음을 가성?으로 낼 때 특유의 매력과 부드러운 음색이 좋다.


헤르메스역을 맡은 최재림배우는 극을 이끌어나가는 내레이터로 무대에서 거의 나가지 않는다. 자기 차례가 아닐 때는 무대 왼쪽에 서있거나 의자에 걸터앉아 있다. 이번 무대에서 실수가 있었다. 첫 번째는 자기차례가 끝나서 뒷걸음로 빠지려하다가 계단에 걸려서 삐끗했다. 두 번째로는 음이탈이 크게 났다. 무슨 넘버인지는 모르겠지만 2막에서 후반부쯤 음이탈이 났다. 솔직히 나는 속으로 '뭐야?!' 하고 놀라면서 감정이 깨졌다. 뮤지컬을 몇 번 안 봤지만 음이탈 실수는 처음이었고 크게 음이탈이 나서 놀랐다. 그 뒤로는 또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되어 집중에 방해가 되기도 했다. 이런 실수들도 일종의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보는 뮤지컬, 연극 같은 공연예술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큰 실수나 잦은 실수는 공연을 보는데 방해되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무대연출이 최고다! 양쪽으로 연주자들이 앉아있고 가운데 원형으로 무대를 쓰는데 그 원형무대가 돌아간다. 한쪽으로 돌아가는 것도 신기한데 나뉘어서 한줄은 반대로 돌아간다. 그렇게 돌아가는 무대에서 배우들이 걷는 것으로 지하세계로 깊이 내려가는 표현을 한다. 그리고 조명! 길게 줄에 매달린 전구가 왔다 갔다 흔들리는데 그게 또 하데스타운에 가장 멋진 연출이었다. 이러한 연출로 지하세계로 갈 때 나올 때 표현했는데 정말 멋지고 대단했다. 돌아가는 원형무대와 빙글빙글 도는 전구가 무한루프를 도는 하데스타운 이야기를 상징하는 것도 같다.직접 보면 신기하고 멋지다.

하데스타운의 매력은 또 있다. 악기연주 특히 트럼펫 연주가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한다. 정말 신난다. 헤르메스도 악기를 연주하는데 기차경적소리 휘슬을 직접 분다. 그 악기가 참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헤르메스가 직접 부는 거라서 그런가 경적소리에도 신나고 슬픈 감정이 느껴졌다.

하데스타운 비장의 카드, 바로 하데스. 어둠의 심연 그 깊숙한 지하에서 끌어올려지는 저음이다. 낮고 굵으며 묵직하게 눌러오는 그 저음! 와 직접 들어봐야 한다.




하데스가 비장의 카드라면 하데스타운의 빛 같은 존재 바로 페르세포네. 나는 박선영배우의 살짝 거친 사포 같은 목소리의 페르세포네를 보고 싶었다. 그런데 린아배우의 페르세포네가 나를 사로잡았다. 2막 시작으로 'Our Lady of the Underground'라는 넘버인데 페르세포네 혼자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른다. 무대를 장악한 린아배우 매력에 완전히 빠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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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매력이 넘치는 뮤지컬 <하데스타운>이다.
좋은 무대였고 재미있었지만 음이탈 실수로 그게 가장 기억에 남아 나에게는 아쉬운 공연이다.

<하데스타운>를 보고 온지 한참 지났다. 그 감동의 여운도 가시진 오래다. 그런데 나에게 한가지 하고싶은일이 생겼다. 바로 브로드웨이에 가보는거다! 거기서 하데스타운을 보고싶다! 꼭 하데스타운이 아니더라도 브로드웨이에 가서 뮤지컬을 보고싶다. 계속 뮤지컬 관련해서 여러 정보와 후기들을 찾아보다보니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본 후기들도 볼 수 있었다. 그런 후기들을 보다보니 나도 한번쯤은 뉴욕의 브로드웨이에가서 뮤지컬을 즐겨보고싶어졌다. 그래서 나름 영어공부도 시작했다. 쉽진 않겠지만 꼭 다녀와서 블로그에 후기를 남기고 싶다.